지금 사용하고 계신 브라우저는 오래되었습니다.
알려진 보안 취약점이 존재하며, 새로운 웹사이트가 깨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최신 브라우저로 업데이트 하세요!
오늘 하루 이 창을 열지 않음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게시판 내용
[심상준 칼럼] 베트남 코로나 방역, 왜 중앙 따로 지방 따로인가?
작성자 2021.12.13 등록일 2022-01-18 14:28:37 조회수 46
출처=베트남통신사(VNA)
출처=베트남통신사(VNA)

 

지난 4월 27일부터 4차 코로나19 펜데믹이 강타한 이후 베트남의 중구난방식의 방역정책으로 한국인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다.



각 교민 단톡방 마다, “지금 어디어디 갈 수 있습니까?” “하이퐁 가는 길에 갑자기 톨게이트에서 못가게 해서 돌아왔습니다” “어디에서 어디가는데 누가 가본 사람 있습니까?” “제가 PCR 음성 확인서를 가지고 한번 가보겠습니다” “저는 오토바이를 타고 샛길로 왔습니다”라는 글들이 수없이 올라오며 한인들끼리 정보를 교환했다.


앞서 2년전 한국의 YTN에서 ‘다낭격리 교민 20명, 자물쇠 잠근 병동서 감금생활’이라는 보도를 낸 이후 한국과 베트남 양국 간 문화적인 격차가 또 한 번 크게 우리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 세계에 코로나 펜데믹이 도래하면서 한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베트남은 ‘사회적 격리’로 방역정책이 달랐다. '사회적 격리'는 강제적 격리로써 봉쇄 방역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봉쇄방역이 베트남 전역에서 지속되자 베트남인은 물론 한국인들의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 한국인들에게는 경제적 피해에 더하여 심리적으로 무척 힘들었다.  


봉쇄방역도 지방마다 '각양각색'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박닝, 박장, 타이응웬, 푸토, 빙푹, 흥옌, 하이즈엉, 하이퐁, 남딩, 하남 등의 여러 지방성에 우리나라의 산업단지가 동서남북으로 즐비하게 펼쳐져 있다.

이제는 고속도로가 발달 되어서 이런 수도권 지방은 거의 다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일일 생활권 내에 속하는 지역들이다. 이런 인근 지방을 통과할 때 1주간 혹은 2주간 심지어 한 달 이상 긴 기간을 하노이로 귀가하지 못하고 '강제격리'를 당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한국인들에게 하노이에서 하이퐁을 오가며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시간적 낭비이며 원시적인 것인지 베트남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이와 같은 강제격리의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경험한 것은 혼란과 무질서와 불합리한 모순들이었다.

그것은 중앙정부에서 지시령이 내려가면 우리처럼 지방에서 중앙정부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베트남은 지방마다 독자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방역정책을 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중앙정부의 지시공문이 우리처럼 구체성을 갖지 않고 개괄적이고 대략적이며 모호해, 시행과정에서 계획 변경으로 잦은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각 지방마다 자기 성에 출입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발표한데로 믿고 갔다가는 십중팔구 들어가지 못하고 되돌아와야 한다. 이를테면 어떤 성에서는 출입자들에게 PCR 음성확인서, 여권만 요구하는 가하면 어떤 성에서는 백신 접종 확인서, 회사출장 공문까지 요구한다. 이렇게 지방성마다 출입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자신이 방문해야할 지방의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야 한다.  

 

베트남 전 지역의 강제격리가 해제된 이후 필자는 처음으로 타이응웬성에 출장을 갔다. 우리 일행이 타이응웬성에 입성할 때에 준비해야 했던 서류는 단지 백신 1,2차 접종 확인서였다. 우리는 검문소에서 간단한 수속을 밟고 통과하여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우리 일행 뒤에 오던 대한민국의 정부기관 소속 일행은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다. 분명히 출발 전 하노이에서 타이응웬성 공안국에 확인할 때는 백신 접종 확인서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조금 전 필자가 통과한 그 검문소에서 느닷없이 외국인에게 PCR 음성 확인서를 요청한 것이다. 공안국과 달리 보건국에서는 현장에서 PCR 신속테스트를 요구한 것이다. 그래서 그 일행은 목적지에 약 1시간 가량 늦게 도착했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은 필자가 PCR 신속검사를 받지 않고 그냥 통과하게 된 것은 검문소에서 필자를 베트남사람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회의를 마치고 타이응웬성 시내에 나가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식당 문이 닫혀져 있었다. 몇 몇 문을 연 식당은 배달만 가능했다.  최근 들어 일일 확진자가 700명 이상 나오는 하노이는 모든 식당이 문을 열었는데 타이응웬성은 셧 다운(shut down)을 시킨 것이다.

타이응웬성이 하노이보다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동안 한 자리 수였던 확진자가 이날 두 자리수(17명)로 증가했다고 타이응웬성에서 자체적으로 강경한 방역정책을 실시한 것이다. 하노이에 비하면 너무 작은 수치인데도 지방성에서는 중앙정부와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방역지침을 내린다.

 

이렇게 베트남은 중앙정부 따로, 지방정부 따로이다. 지방은 왜 중앙의 지시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방역정책을 내리는 걸까? 그래도 되는 것인가?

 

원래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봉건시대부터 마을 하나가 축소된 폐쇄적 왕국으로 간주되었다. 이 때문에 개(個) 촌락은 마치 하나의 소국가로써 국지성이 매우 강해 조정의 왕이 법령을 반포한다 해도 자치적이고 민주적이고 공동성이 강한 마을의 규례와 관습법에 부딪혀 왕의 법령은 차순위(次順位)로 밀렸다. 실제로 중앙정부에서 시행령이 내려와도 지방성마다 다르게 적용을 하고, 같은 지방성 내에서도 현(huyện,縣)과 현(huyện,縣)이, 면(xã,社)과 면(xã,社), 나아가서 랑(làng)이라고 하는 최하위 행정단위의 마을인 촌(thôn,村)과 촌(thôn,村)도 독자적으로 실행해 왔다.  

 

그런 전통으로 인해 코로나 펜데믹 시대를 맞은 베트남이 난관에 봉착했다. 중앙정부의 방역정책이 일사분란하게 시행되지 못하고, 혼선, 혼란, 무질서로 뒤죽박죽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지시령이 전국적으로 다 다르게 실행이 되니 이 얼마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가. 총리령이 내려와도 지방은 다르게 적용을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관망해야 하고, 그래서 중앙정부의 발표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베트남의 현지언론 매체인 다이 도안 끼엣(Đại đoàn kiết,대단결) 신문마저, 방역정책이 골목(ngõ)과 골목(ngõ)이 다르며 동네의 상황에 따라서 독자적으로 처리한다고 보도를 했을까. 이처럼 베트남은 중앙정부의 지시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골목의 구석구석까지 독자적으로 운영이 되는 사회 구조이다.

 

‘왕의 법이 마을의 법에 진다 (Phép vua thua lệ làng)’

 

지방의 마을이 이렇게 독자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왕의 법이 마을의 법에 진다 (Phép vua thua lệ làng)’라는 유명한 성어(成語)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왕의 법이 마을의 법에 지는 상황은 일면 강제성보다는 유연하고 창의적이고 효율성 있는 결과를 갖고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일면 지방의 관점에 치우쳐 지나친 독자성과 편의성, 경직성을 수반하는 폐단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에서 지방할거주의(chủ nghĩa cát cứ địa phương), 지방이기주의(chủ nghĩa ích kỷ địa phương), 지방관료주의(chủ nghĩa quan lưu địa phương)라는 사회적 병폐의 말이 회자되고 있다.

 

오죽 했으면 지난 2015년 8월 25일, 법무부 설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응웬 푸 쫑 국가 서기장이 “왕의 법이 마을에 지는 상황을 극복하라’(Khắc phục tình trạng 'phép vua thua lệ làng')고 강력히 호소했을까? 타잉 짜(Thanh Tra) 신문에 나온 그의 발언의 일부를 인용해 보면, “국가의 간부와 공무원은 ‘왕의 법이 촌락의 법에 지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테면 편의주의, 관료병, 부정부패로 인민을 힘들게 하는 일 등이다. 우리가 아무리 법을 많이 만들어도 아무리 좋은 법이 있어도 그것이 인민을 위한 삶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왕의 법이 마을의 법에 진다는 ‘펩부어 투어 레랑’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국가의 법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고, 법의 제재(制裁)가 마을의 법치의 남용을 근절할 만큼 엄격하지 않아 국가 발전의 정체와 한계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것은 지방정권이 중앙의 법의 기강을 무시하고 자신의 임의대로 규정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만 볼 때 베트남은 중국이나 북한과 달리 ‘일당이지만 독재체재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우리 기업인이 지방에서 기업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세계는 지금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좌불안석이다. 이런 때에 코로나 방역과 관련되는 중앙정부의 어떤 조치가 발표되어도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포함한 63개의 지방정부가 “펩부어 투어 레랑”을 어떻게 독자적으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의 안테나를 곤두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facebook tweeter line
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Vector 경영전략②2022.05.052022.05.0626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Vector 경영전략①2022.05.042022.05.0425
[공지][김영신 칼럼] '베트남의 긴머리 군대', 통일의 밀알이 되다2022.04.292022.04.2933
[공지]하노이 교민사회 큰 별 이상모 회장, 우리곁을 떠나다2022.04.292022.04.2937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디지털의 도전과 기회' ②2022.04.072022.04.0837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디지털의 도전과 기회' ①2022.04.062022.04.0831
[공지][심상준 데스크] 우크라이나에 남은 자 vs 돌아온 자, 운명의 갈림길2022.04.042022.04.0531
[공지][심상준 칼럼] 하노이 한인타운, ‘미딩 송다 新도시'의 내력2022.03.232022.03.2451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벡터'와 '스칼라'적으로 바라본 세상2022.03.072022.03.0835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디지털화의 새로운 시각'2022.02.072022.02.0943
[공지][심상준이 만난 우리 교민] 한상(韓商), K-마켓 고상구 회장의 기업성공의 비결②2022.02.042022.02.0733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디지털 세대, 변화와 갈등' 2022.01.052022.01.1849
>> [심상준 칼럼] 베트남 코로나 방역, 왜 중앙 따로 지방 따로인가? 2021.12.132022.01.1846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코로나 이후 디커플링 전략2021.12.072022.01.1831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디지털화의 명암'2021.11.092022.01.1837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잠열을 고려한 사회 발전 2021.10.102022.01.1840
[공지][김영신] 고아에서 고아 엄마된 가수 피늉, "코로나 봉사활동으로 하늘의 별이되다" 2021.10.042022.01.1836
[공지][심상준 칼럼] 베트남과 쿠바의 60년 사랑...떼려야 뗄 수 없는 두 나라 ① 2021.09.292022.01.1836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의 'Communication & Negotiation(소통과 협상)'2021.09.052022.01.1834
[공지][전문가 기고] 이영기 교수가 본 '암호화폐의 미래 전망'2021.08.032022.01.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