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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준] V-방역, 봉쇄가 최선의 백신?
작성자 김영신 등록일 2021-05-19 16:14:00 조회수 65

[심상준 칼럼] V-방역, 봉쇄가 최선의 백신인가?

병실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철문을 지나야 한다/출처=보건신문
병실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철문을 지나야 한다/출처=보건신문

1억 인구에 비해 아직 백신도 불충분하고, 병원과 의료장비가 여전히 부족한 베트남에서 요즘들어 하루에 수십 곳에서 봉쇄 조치가 일어나고 있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섬뜩해진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발생한 신규 확진자 중에 대다수가 봉쇄된 격리시설이나 자가격리 중 나온다는 것이 안도의 숨을 쉬게한다. 

베트남의 봉쇄 조치는 매우 전투적이다. 작년 1월 27일(음력 1월 3일) 설 기간에 당시 응웬 쑤언 푹 총리(현 국가주석)는 인민들에게 새로운 바이러스, 코로나19를 아래와 같이 적으로 선포했다.

'쫑직(역병퇴치)'은 '쫑쟉(적군 퇴치)'과 같다! Chống dịch như chống giặc!

이 문장의 베트남어의 발음이 재미있다. chống dịch(쫑직) như(녀) chống giặc(쫑쟉)의 문장을 살펴보면 쫑(chống)은 '맞서다 저항하다' 라는 뜻이고 '직(dịch, 疫)'은 역병(疫病)으로 전염병을 뜻한다. '쟉(giặc)'은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적(敵)을 뜻한다. 그리고 '녀(như, 如)'는 '같다'라는 뜻이다.

푹 총리가 선포한 ‘쫑직은 쫑쟉과 같다’는 이 문장은 베트남인에게 큰 경보(警報)를 주었다.

마치 ‘적이 오면 여성도 나가 싸운다’(giặc đến nhà đàn bà cũng đánh)는 성어(成語)처럼 베트남인의 가슴에 새로운 경종을 울린 것이다.

여기서 '여성'이란 단지 여성만을 일컫지 않는다. 적이 오면 누구든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인민이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쫑직 녀 쫑쟉’ 은 작년 코로나로 인해 새롭게 생성된 베트남의 '현대적인 성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봉쇄로 인해 불편하지만 불평하지 않는다(Vì phong tỏa mà chúng tôi chỉ bất tiện thôi nhưng không bất mãn)"

베트남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즉시 그곳을 원천 봉쇄해버린다. 마치 적을 포위해 생포하듯이 즉각적으로 행해진다.

격리기간이 처음에는 2주에서 이제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잠복기간이 점점 길어져 3주에서 4주까지 연장되고 있다.

봉쇄를 통해 바이러스 적을 박멸할 수만 있다면 기간이 길어도 베트남 사람들은 잘 참아낸다. 베트남 지인에게 봉쇄가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았더니 우리는 봉쇄로 인해 ‘불편하지만 불평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정부와 국민의 혼연일치, 단합, 단결 이것이 베트남 민족이다.

적이 쳐들어올 때 베트남은 바로 공격하지 않는다. 뒤로 물러나 먼저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봉쇄할 줄 안다. 그것이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아니면 1년이든 베트남은 공격할 유리한 기회와 환경이 올 때까지 자신의 봉쇄를 풀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린다. 그러므로 2~3주 격리 기간이 이들에게는 그리 힘들지 않다.

베트남의 봉쇄적인 거주 형태

사실 베트남인에게는 봉쇄는 습관화되어 있다. 특히 북베트남의 지형 자체가 그러하다. 북부 지형의 삼면(三面)이 중국과 라오스를 경계로 모두 높고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한 면은 깊숙이 들어가 있는 '하롱 베이'라는 만(灣)으로 되어 있어 봉쇄의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대나무로 둘러 쌓인 베트남의 전통 촌락/출처=베트남민족문화원
대나무로 둘러 쌓인 베트남의 전통 촌락/출처=베트남민족문화원

그리고 마을의 구조 형태 역시 봉쇄성을 갖고 있다. 마을의 양 사방이 대나무로 둘러 싸여 있어 대나무성(Thành lũy tre)으로 불릴 정도로 마을 자체가 봉쇄되어 있다. 이런 마을의 봉쇄형 구조 형태는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또한 외침의 약탈로부터 보호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하노이 소재 에메랄드 아파트 조감도에서 베트남 전통 촌락의 모습을 볼 수 있다/출처=하노이부동산
하노이 소재 에메랄드 아파트 조감도에서 베트남 전통 촌락의 모습을 볼 수 있다/출처=하노이부동산

이러한 봉쇄형 거주 형태를 베트남 도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완성된 에메랄드 아파트는 베트남 전통 촌락의 형태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도시화되어 가고 있는 베트남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베트남의 봉쇄적인 촌락 형태의 모습이다.

그래서 지역이 봉쇄당할 때 베트남인은 우리처럼 구속 혹은 감금이라는 생각보다 오히려 보호받는 느낌을 갖는다. 그래서 병원 복도나 학교 복도에도 철창문을 설치하고 수업이 시작되면 자물쇠로 잠근다.

이런 문화를 모르고 코로나 때 모 방송사 기자가 베트남 당국이 다낭에 입국한 한국인들을 베트남 병원에 가두고 밖에서 자물쇠로 잠갔다고 보도함으로써 한국인들의 공분을 샀고 이일은 결국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악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 필자의 둘째 아들이 프랑스 학교를 다니다가 베트남 학교로 전학 한 후에 학교에 갔다 오더니 짜증을 내며 “아버지, 베트남 학교는 감옥이에요! 수업이 시작되면 복도의 철문을 철커덕 잠궈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요" 라며 울상을 짓던 생각이 난다. 이처럼 베트남은 학교 복도, 병원 복도를 비롯하여 아파트 현관 철문까지 봉쇄의 형태를 이미 가지고 있다.

지난주 베트남에서 하루에 12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은 하루 400~5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만약 의료시스템이 우리처럼 선진화되어 있지 않는 베트남에서 하루에 400~500명씩 몇 주만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베트남은 의료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것이다. 그렇기에 백신 보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베트남의 봉쇄 조치는 최고, 최선의 백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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